프렌치 꽃다발 만들기

June 13, 2020 · 4 mins read

꽃시장

꽃 다듬고, 프렌치 꽃다발 만들기

영업 마감이 한 시간 가량 남았을 때 꽃 시장에 도착했다. 코로나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특히 20대 초반, 여자가 많았는데 꽃을 좋아하는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싶었는데.. 매장 사장님들이 시험 내일이지? 하면서 아는 척을 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아, 대학교는 지금이 시험 기간이구나 하고 납득했다. 나는 한 팔로 들 수 있을 정도의 양을 구매했고, 빠르게 집으로 귀가했다.

꽃다듬기

총지출 금액은 3만 원대. 평일 낮시간이라 지하철은 사람이 거의 없어 불편함은 없었다. 거실에 넓게 펼쳐놓고 다듬기 시작했다. 구매한 꽃이 많은 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듬고 다듬어도 끝이 없는 느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정신 차리고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고, 겨우 끝났으나 내 얼굴은 온통 땀범벅.

꽃다듬기

비슷한 꽃을 사용해 세 개의 꽃다발을 만드는 거지만, 그 안에서 약간씩 다른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잘 반영되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오늘 하려는 프렌치 꽃다발은 포장을 거의 하지 않는 즉, 인공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한 포장 방법이다. 포장을 과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꽃은 메인을 중심으로 스파이럴로 돌려가면서 모양을 잡아줘야 한다. 바인딩 포인트를 놓치지 말되, 줄기를 너무 꽉 쥐지 않도록 주의한다. 묶어 줄 때도 철사보다는 줄기 손상이 적은 스카치테이프를 사용해 감싸주면 거의 완성이다. 그 후 물 처리를 하고 손잡이를 마련해 주면 끝.

완성

들꽃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거베라와 공꽃을 많이 사용한 1번 꽃다발과 길고 큰 꽃들을 모아놓은 느낌을 주고 싶어 카라꽃을 많이 사용한 2번 꽃다발, 마릴린먼로를 중심으로 우아한 느낌을 주고 싶었던 3번 꽃다발이다. 꽃다발은 다 마음에 들긴 했지만, 분명 조금씩 다른 꽃을 사용했는데도 완성한 꽃다발의 느낌은 비슷해져서 실망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인증샷

만들어진 꽃다발은 세명의 지인에게 선물했고, 다들 참 좋아했다.

꽃다발 꽃병에 옮기기

여름철은 덥기 때문에 줄기가 쉽게 무르고 시든다. 뿌리를 잘라버린 절화의 특성상 그건 어쩔 수가 없는데, 조금 더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꽃다발 포장을 모두 벗긴 뒤에 줄기를 사선으로 잘라주면 줄기의 표면적이 늘어나 물 흡수를 높일 수 있다. 참고로 물속에 넣고 자르면 공기가 물관을 막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더 좋다. 그 후에 줄기가 3cm 정도 잠길 만큼만 적게 물을 넣고, 더운 여름에는 얼음물을 넣어주는 게 더 좋다. 이렇게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면 싱싱한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꽃병

그리고 집에 멋없이 달랑 붉은 장미 한 송이와 몇 송이의 마릴린먼로가 물통에 담겨있었는데 오늘 구매한 꽃 친구들을 사용해 예쁘게 만들어줬다. 만든 꽃다발도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꽃의 여왕은 장미인 걸까. 확실히 붉은 장미와 흰 장미(마릴린먼로)가 있으니 꽃병이 더욱 예쁜 느낌이다.

여름철, 오랫동안 싱싱한 꽃 보기

포장을 벗겨내며 묶여있는 철사와 테이프도 모두 제거했고, 줄기도 사선으로 잘 잘랐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이파리 체크다. 이파리는 물속에 잠기면 그 물을 썩게 만든다. 그래서 꽃 포장할 때 최대한 제거하긴 하지만 물에 닿을 것 같은 이파리가 있다면 과감하게 떼어주자. 식물은 햇빛이 필수 조건이지만, 절화의 경우 그늘지고 서늘한 곳일수록 절화의 수명은 연장되며, 가장 좋은 온도는 10~20도 사이라고 한다. 그 후에도 더 뭔가 해주고 싶다면, 당 성분과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하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꽃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절화수명연장제 사용하면 된다. 같은 효과로 사이다와 락스 서너 방울을 넣어주면 된다고 강사님이 말해주셨는데, 양이 얼만큼인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에 소개된 내용으로는 물속에 당 성분 보충을 위한 사이다, 설탕을 사용하고, 살균 효과를 위해 10원짜리 구리동전, 김빠진 맥주, 쌀뜨물, 사과 식초, 베이킹소다, 마늘 2분의 1티스푼 등을 첨가하면 싱싱한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다고 한다.

꽃

나는 그냥 절화수명연장제를 구매했고, 우리집에 있는 꽃 친구들은 저렇게 줄기가 통째로 사라진 친구까지 나흘째 잘 살아있다. 다음에는 꽃바구니에 도전해봐야지.

돌아가기, 1편 꽃 시장 이용하기


← 이전 다음
comments powered by Disqus